집에 있는 식재료는 멀쩡한데, 귀찮아서 손은 늘 편의점이랑 배달앱으로 가는 사람... 솔직히 나만 그런 거 아니잖아. 퇴근하고 지친 상태에서 "오늘도 그냥 시켜 먹자" 한 번 누르면, 알림은 조용하지만 통장은 꽤나 시끄럽게 울고 있다.
그런데 막연히 "아, 편의점 줄여야지" 생각만 하지 말고, 진짜 숫자로 한 번 계산해 보면 어떨까? 생각보다 크게 절약된 금액을 보면, 소비 습관을 바꾸는 동기가 훨씬 강해진다.
편의점이 얼마나 새는지, 숫자로 확인해보기
편의점이 무서운 점은 "한 번에 많이 안 써서" 체감이 안 된다는 거다. 예를 들어, 이런 패턴을 가정해 보자.
- 출근길 편의점 커피: 3,000원
- 일주일에 5번, 한 달에 4주 → 3,000원 x 20일 = 60,000원
아침마다 "3천 원 정도야 뭐..." 하면서 결제하지만, 한 달로 모으면 6만 원짜리 구독 서비스를 매달 결제 중인 셈이다.
여기에 간식, 야식까지 더해 보자.
- 야근하면서 과자+음료 한 번에 5,000원
- 일주일에 2번만 사도 → 5,000원 x 8번 = 40,000원
편의점 커피 60,000원 + 간식 40,000원을 합치면 한 달에 10만 원이 그냥 흘러나간다. 이 정도면 넷플릭스+유튜브 프리미엄+음원 스트리밍을 다 합친 수준의 구독료다.
배달을 줄이면 생활비 구조가 확 달라진다.
편의점이 새는 구멍이라면, 배달은 거의 구멍난 물탱크다. 한 번 주문할 때 들어가는 비용을 조금만 뜯어보면 이렇다.
- 배달 음식1인 기준 평균: 18,000원~25,000원
- 배달비: 3,000~5,000원
- 최소 주문금액 맞추려고 사이드 메뉴 1개 추가: 3,000원~5,000원
대충 합치면 한 번 시킬 때 25,000원 안팎이 나간다고 보면 된다. 예를 들어,
- 일주일에 3번 배달(회당 25,000원 기준)
- 25,000원 x 3회 x 4주 = 300,000
반대로 같은 횟수의 식사를 집밥이나 반조리 식품으로 해결한다고 가정해 보자.
- 1끼 재료비를 10,000원으로 잡으면
- 10,000원 x 3회 x 4주 = 120,000원
배달 30만 원 vs 집밥 12만 원, 한 달에 18만 원이 차이가 난다. 배달을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고,
- 일주일에 3번 → 1번으로만 줄여도
- 대략 12만 원 정도는 가뿐히 절약 가능하다.
편의점+배달, 둘 다 줄이면 실제 절약 금액
지금까지 계산한 걸 한데 모아 보면:
- 편의점 커피·간식: 약 100,000원
- 배달 잦은 이용으로 새는 금액: 약 180,000원
합계: 280,000원(약 30만 원)
물론 사람마다 소비 패턴이 다르니까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. 그래도 "편의점과 배달을 조금 줄이면 한 달에 10만~30만 원 정도는 충분히 아낄 수 있다" 정도로 볼 수 있다.
30만 원이면:
- 적금: 1년이면 360만 원
- 비상금: 3개월만 모아도 90만 원
- 또는 스스로에게 주는 여행/취미 투자금
"아낀다"는 건 결국 지금의 작은 편함을 포기하고, 미래의 나한테 선물을 보내는 행위라는 걸 숫자로 딱 느낄 수 있다.

어떻게 줄일까? 현실적인 절약 루틴 만들기
"줄여야 하는 건 아는데, 안 줄여짐..."하는 순간을 위해, 조금 더 현실적인 방법을 몇 가지 정리해 보자.
1. 일주일에 배달 허용 횟수 정하기
- 예: "배달은 주 1회, 금요일 저녁만 허용"
- 이렇게 룰을 정하면 죄책감 없이 즐길 수 있고, 소비도 자동으로 관리된다.
2. 편의점은 '비상용'으로만 쓰기
- 정말 늦게 들어왔거나, 마트가 문 닫았을 때만 사용
- 간식은 편의점이 아니라 마트에서 미리 사두면 단가가 확 내려간다.
3. 가계부에 '편의점/배달' 항목 따로 빼기
- 다른 지출과 섞어 두면 체감이 안된다.
- 한 줄로 모아서 보면 "내가 진짜 이렇게까지 쓰고 있었어?" 하고 놀라게 된다.
4. 집에 '게으른 날용 메뉴' 준비해 두기
- ○냉동 만두, 파스타 소스, 즉석밥, 샐러드 키트처럼 10~15분 안에 먹을 수 있는 것들
- "배달할까?" 싶을 때 꺼내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있으면, 터치 한 번을 막아준다.
한 달만 실험해 보면, 그다음부터는 자동으로 줄어든다
편의점이랑 배달을 줄이는 건, 사실 의지가 엄청 강해야만 가능한 일은 아니다. 그냥 "한 달만 진짜 실험해 볼까?" 하고 가볍게 시작하는 게 훨씬 좋다.
- 한 달 동안
- 배달 허용 횟수 정하고
- 편의점 소비를 가계부에 따로 기록하고
- 마지막 날에 총액을 계산해 본다
그러면 숫자가 말해준다. "아, 내가 진짜 이 정도를 편의점이랑 배달에 쓰고 있었구나." 그 순간부터는 억지 절약이 아니라, "이 돈이면 차라리 ○○에 쓰지" 라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긴다.
편의점/배달을 무조건 악당으로 볼 필요도 없다. 다만, 내 소비 패턴을 '내가 선택해서' 쓰고 있는지, 아니면 습관이 끌고 가는지 한 번쯤 점검해 보는 것만으로도, 한 달 생활비가 꽤 달라질 수 있다.
오늘 잠깐 시간 내서, 지난달 카드 명세서에서 편의점/배달앱 항목만 쭉 더해보자. 아마 그 숫자가, 앞으로의 절약 계획을 세우는데 가장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거다.